생각하고 찌끄리고

국민저항? 본문

칼빈의 생각

국민저항?

우목수 2025. 2. 20. 18:40

 

서론

국민저항의 정당성은 역사적으로 기독교 윤리와 정치철학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은 절대적인 순종과 적극적인 저항 사이에서 신학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합법적 저항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그는 성경적 원리를 기반으로 권력의 정당성, 국가와 시민의 관계, 그리고 폭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본 글에서는 칼빈의 신학적 사상을 중심으로 국민저항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의 사상이 어떻게 현대적 맥락에서 적용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다.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1. 하나님이 세운 권력과 순종의 원리

칼빈은 『기독교 강요(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에서 하나님께서 모든 권력을 세우셨으며, 이에 대한 순종이 신자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롬 13:1-7 참고). 그는 국가 권력이 무질서를 막고 공공선을 추구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제도라고 보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기독교인은 세속 권위에 순종해야 하며, 심지어 악한 통치자일지라도 그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다고 해석했다(Calvin, Institutes, IV.xx.1).

그러나 이는 무조건적인 복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칼빈은 통치자도 하나님 앞에서 책임이 있으며, 그들이 하나님의 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경우 정당한 저항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즉, 시민들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범위 내에서만 세속 권력에 순종해야 하며, 통치자가 하나님의 법을 부정할 경우 순종의 의무가 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2. 폭군(Tyranny)에 대한 저항의 가능성

칼빈은 폭군(Tyrant)에 대한 신학적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개했다. 그는 일반적인 개인의 무질서한 반란을 반대했지만, 합법적 권위를 가진 자들이 폭군에 대해 저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언자들과 사사기 시대의 지도자들이 불의한 왕들에 대항한 것을 예로 들면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통치자는 결국 스스로 권위를 상실하게 된다고 보았다(Calvin, Institutes, IV.xx.31).

특히, 칼빈은 “중간 권위”(intermediate magistrates)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통치자가 하나님을 대적하며 국민을 억압할 때, 하급 관료들이나 귀족들이 이를 견제하고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이는 훗날 칼빈주의 정치사상에서 중요한 개념이 되었으며, 네덜란드 독립전쟁(16세기), 영국의 청교도 혁명(17세기), 미국 독립운동(18세기) 등에 신학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기반이 되었다(Quentin Skinner, The Foundations of Modern Political Thought).


3. 국민저항의 윤리적 기준

칼빈은 저항이 허용될 수 있는 기준을 성경적 원칙을 통해 정리했다. 그의 저술을 통해 다음과 같은 요소가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

  1. 공공의 유익과 하나님의 영광: 개인적인 불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익을 위하여 저항이 이루어져야 한다.
  2. 정당한 절차와 합법적 대표성: 개인적인 복수나 무정부주의적 행동이 아닌, 적법한 권위를 가진 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3. 최후의 수단: 모든 합법적 수단(청원, 법적 절차 등)이 소진된 후에만 저항이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국민이 국가 권력에 대해 정당한 방식으로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되, 그 과정이 법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

칼빈은 국민저항에 대해 극단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성경적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저항이 정당화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의 신학은 무조건적 순종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국가 권력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를 때 합법적 절차를 통해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러한 사상은 근대 정치철학과 민주주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에도 시민 저항과 법치주의의 균형을 논의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작금의 혼란스러운 한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국민저항을 주장하는 것은 칼빈의 의견을 따른다면 옳지 못한 것이다. 국민저항은 결국 모든 법적 사회적 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가 사회적, 법적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데 국민저항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칼빈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모론과 신앙  (0) 2025.02.24
존 칼빈의 정치에 대한 의견  (0) 2025.02.23
칼빈의 기도  (0)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