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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행복찾기

처음으로 돈내고 10km를 뛰었다...해볼만해서

내가 어릴 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체력장이라는 체육시험이 있었다. 기초적인 종목들로 기억한다. 100m달리기, 넓이뛰기, 윗몸일으키기, 턱걸이를 측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오래달리기. 정식명칭은 1000m 달리기. 일반적으로 운동장 5바퀴를 뛴다. 만점은 3분53초.

왜 이렇게 잘 기억하지?

나는 운동에는 소질이 없었다. 한가지 종목도 잘하는 것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싫은 것은 오래달리기. 이유는 너무나 고통스럽다. 그리고 기록도 5분정도?

 

그런데 30년이 지나서 돈을 내고 10km를 뛰었다.

왜 그랬을까?

 

어느날 심심해서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을 보다가 우연히 마라톤사이트에 연결이 되고, 그냥 뒤적이다가 토요일 집에서 가까운 한강 뚝섬유원지에서도 일정이 있어서 아무생각 없이 덜컥 신청을 했다.

아내는 별걸 다 충동구매한다면서도 신청비를 입금해줬다. 오히려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내는 내가 10km 달리기를 하겠다고 하니 무리가 될까 염려가 되지만, 오히려 건강한 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달리기를 싫어하는 내가 갑자기 충동구매로 연필사듯이 달리기를 신청한 이유는... 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오래달리기 1km를 뛰는 것을 정말 싫어했던 이유는... 뛸 수 없을 것 같고, 괴로웠기 때문이다.

어릴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30년은 늙었다. 그러니 체력이 약해졌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체력은 오히려 지금이 좋은 것 같다. 나이탓에 회복은 좀 더디지만.

 

2016년 10월 15일 한강뚝섬유원지에서 독도수호마라톤대회 10km를 마치고...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뭐든 도전하고 해볼만하다. 그리고 도전한 것을 이뤄낸다면, 엄청나게 좋은 기분과 다른 이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성취감이 좋다. 그러나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 피하고 싶어진다.

 

버킷리스트를 적고 꿈꾸는 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얼마전에 읽은 글은 버킷리스트를 적지 말고 실행하라고 하더라... 그렇지. 적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실행하는 것이다.

 

그동안 힘들지만 열심히 운동하고 살도빼고 노력한 결과가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보다.

30년전 1km는 내게 너무나 큰 산이고 고통이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10km를 뛰고 아쉬운 기록에 다음 도전을 계획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