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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찌끄리고
오늘날 우리는 각종 갈등과 문제 상황에서 ‘두 편 모두 문제가 있다’라는 식의 양비론을 자주 접하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 완벽하게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이 전적으로 틀린 경우는 드물 수 있다. 그러나 “양쪽 다 똑같이 잘못이 있다”라는 주장은 때로는 복잡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더 나아가 명백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절박함을 외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위험하고 또한 비겁하다. 이 글에서는 역사적 사례와 더불어, 성경적 교훈까지 참조하여 양비론이 어떻게 문제를 야기했는지 살펴보고,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1. 명백한 책임을 흐리는 결과 (1) 제국주의와 전범 처벌의 사례대표적으로 2차 세계대전 시기를 살펴보자. 독일 나치와 일본 제국주의..

1. 르호보암 이야기: 권력과 지혜, 그리고 분열열왕기상 12:7“만일 왕이 오늘 이 백성을 섬기는 자가 되어 그들에게 선하게 말하신다면,이 백성이 영원토록 왕을 섬길 것입니다.” 솔로몬이 죽고 난 뒤,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말년에 이르러 백성들에게 과중한 세금과 부역을 부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로 이 시점에서 르호보암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통치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백성들은 새 왕에게 한 가지 중요한 요청을 한다.“부담을 좀 덜어 달라.”이는 권력 앞에 굴복하는 백성의 모습이라기보다, 왕이 바뀐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경영과 온정적 리더십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그러나 르호보암은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하기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