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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호보암과 윤석열

우목수 2025. 3. 3. 15:57

 

 

1. 르호보암 이야기: 권력과 지혜, 그리고 분열

열왕기상 12:7

“만일 왕이 오늘 이 백성을 섬기는 자가 되어 그들에게 선하게 말하신다면,

이 백성이 영원토록 왕을 섬길 것입니다.”

 

솔로몬이 죽고 난 뒤,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말년에 이르러 백성들에게 과중한 세금과 부역을 부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로 이 시점에서 르호보암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통치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백성들은 새 왕에게 한 가지 중요한 요청을 한다.

“부담을 좀 덜어 달라.”

이는 권력 앞에 굴복하는 백성의 모습이라기보다, 왕이 바뀐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경영과 온정적 리더십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그러나 르호보암은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하기 전, 두 갈래의 조언을 듣게 된다.

첫 번째 조언은 솔로몬 때부터 일해 온 원로들의 충고였다. 오랜 경험과 지혜를 갖춘 이들은 “백성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들과 동행하라. 그러면 그들이 영원히 왕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같은 세대의 젊은 신하들은 “왕의 권위를 강력히 보여줘야 한다. 오히려 더 무거운 짐을 지워 너희 힘을 증명하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르호보암은 원로들의 충고를 버리고, 젊은 이들의 강경책을 택한다. 그리고 이는 곧 비극적 결말을 낳았다. 백성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북이스라엘 열 지파가 떨어져 나가고, 르호보암은 남유다만 지배하게 된다. 역사는 이 일을 두고 “르호보암의 실수”라고 불렀다.


2. 과거 이야기의 현대적 울림

잠언 11:14

“인도자가 없으면 백성이 망하여도,

모사가 많으면 평안을 누리느니라.”

 

이 고대 왕국 분열 이야기가 현대적 교훈으로 읽힐 수 있는 것은, 지도자가 어떻게 권력을 쓰고, 누구의 조언을 듣고, 백성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왕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현대 국가에서도 지도자는 막중한 ‘권위’를 갖고, 그 권위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이때 르호보암 이야기에서 가장 강조되는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조언자의 폭넓은 중요성이다. 르호보암은 ‘왕의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젊은 측근이 아니라, 실제로 백성을 어떻게 섬길지 고민하며 경험이 풍부한 원로들의 말을 들어야 했다. 현대의 국가 운영 또한 다양한 전문가, 여론, 시민사회 등 여러 방면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백성의 부담에 대한 책임감이다. 지도자가 국민의 삶을 지나치게 억압하거나 강압적 방법으로 끌고 갈 경우, 결국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된다. 르호보암이 “아버지보다 더 무겁게 멍에를 지우겠다”고 선언하자 백성이 폭발한 것처럼,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치는 불안정하고 지속 가능성이 낮다.

셋째, 갈등 상황에서의 리더십이다. 권위가 높을수록 더 큰 책임감과 섬김의 태도가 요구됨에도, 르호보암은 이를 과시적이고 억압적으로 사용했다. 그 결과는 왕국의 분열이었다. 이는 현대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도자가 갈등을 대화와 타협보다 강경 노선으로만 일관할 경우,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


3. 르호보암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시사점

마태복음 20:26-27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며,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이 고대 왕의 이야기를 현시대 국가 지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대입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르호보암 이야기에서 보이는 리더십의 문제들은 역사를 통틀어 반복된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역시 취임 이후 여러 논란 속에서 리더십이 시험받았다.

 

조언을 듣는 방식

르호보암은 원로들의 지혜를 버리고, 젊은 측근의 강압적 조언을 따랐다.

윤석열 정부 역시 검찰 출신 인사들 위주의 인선과 정책 추진으로 특정 라인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정 운영은 수사와 달리 광범위한 분야의 전문성과 여론이 반영되어야 하기에,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구조가 필요했다.

 

국민 부담과 소통

르호보암은 백성의 요구를 무시했다가 왕국 분열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윤 대통령 또한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사회적 부담을 어느 정도 헤아리고 있는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소통과 설득이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갈등 상황의 대응

르호보암은 갈등을 눌러보려 했지만, 오히려 민심을 폭발시켜 분열을 초래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야당, 언론, 시민단체 등과의 갈등 국면에서 강경 입장을 취한다는 지적이 있다. 오직 지지층 결집에는 이점이 있을 수 있어도, 사회적 통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 에필로그: 지도자가 배워야 할 것

베드로전서 5:2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무리를 치되 억지로 하지 말고 자원함으로 하며,

더러운 이득을 위하여 하지 말고 기꺼이 하며.”

 

구약성경 열왕기상 12장(또는 역대하 10장)에 기록된 르호보암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왕국이 분열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넘어선다. 이 에피소드가 후세대에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지도자가 어떻게 행동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온 나라의 명운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르호보암이 놓쳤던 가장 큰 지혜는 결국 “백성을 섬긴다는 것”이었다. 원로들의 말을 기꺼이 들었다면, 즉 “백성을 잘 대하고 부드럽게 대하라. 그러면 그들이 영원히 왕을 섬길 것”이라는 충고에 귀를 기울였다면, 남과 북으로 나라가 갈라지는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는 단지 고대 왕 이야기로 끝나는 교훈이 아니며, 오늘날 세계 여러 지도자들에게도 크게 울리는 메시지다.

정치는 곧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에, 백성·국민과 리더 사이의 신뢰는 무엇보다 값지다. 백성이 감당해야 할 짐을 가볍게 여기고, 지도자의 권위가 ‘억압’이 아니라 ‘섬김’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가 세워진다. 고대 이스라엘 역사의 한 페이지가 오늘날에도 유효한 울림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 성경 구절

열왕기상 12장, 역대하 10장: 르호보암과 왕국 분열

잠언 11:14: 다양한 조언의 중요성

마태복음 20:25-28: 섬김의 리더십

베드로전서 5:2: 지도자의 올바른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