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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혜 누리기

복 있는 자, 화 있는 자

누가복음 6장 20~26절


사람들은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졌거나 남들 보다 더 많이 갖고 누릴 때 흔히 복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흔히 현대인들은 돈이 많은 것, 권력을 누리는 것, 많이 배운 것 등등을 복을 척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오늘 본문의 말씀을 통해 이와 같은 생각을 정면으로 반대하십니다. 오히려 더 나아가 가난하고 주리고 우는 자, 인자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과연 복답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도 없어 보입니다. 배고프고 슬프고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여 외로운 것이 복이라니 역설을 넘어 궤변이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군대에서 눈물 콧물 다나오도록 혹독하게 훈련을 시키고 몸이 괴로워 죽을 지경인데 웃으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명령이 무서워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을지는 몰라도 이것이 진정한 웃음일 수 없습니다. 더욱이 진정한 기쁨일 수는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이 이런 군대 조교의 억지와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오늘 말씀의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가난하고 배고파 주리고 슬퍼 울며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하여 외로움이 절실할 때, 이것을 복 있다 하시는 이유는 이것이 우리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진 것만으로 행복을 따지고 복을 가늠하려는 세상의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사람들, 곧 하늘나라에 소망을 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의 삶이란 그저 지나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사는 삶의 처지가 우리 인생의 결과라면 너무나 슬프기만 할 것입니다. 지금 힘들고 배고픈 것이 삶의 전부라면 너무나 슬플 것입니다.

미래의 비전을 갖고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 골방에서 혼자 공부하며 분투 중인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현재 그 사람이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고 그의 처지는 피곤하고 지치고 외롭지만 그가 낙심하지 않는 것은 희망과 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고단함은 자신이 바라보고 달려가는 목표점을 향한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그를 향해 복 받지 못한 불쌍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지 못할 것입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운동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태능 선수촌에 가면 얼마 남지 않은 아시안 게임을 준비하느라 많은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정이라는 것이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하고 아침 먹고 나서 또 운동하고 점심 먹고 운동하고 저녁 먹고 나면 개인 운동시간을 갖고 잠자는 것이 다입니다. 그러나 바라보는 목표와 영광이 있기 때문에 지금 힘겨운 훈련을 감당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 훈련 때문에 고통스럽고 힘겹고 지쳐 눈물 흘릴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현재 고단하고 힘든 훈련을 견뎌내고 있는 그들이 대표선수에 뽑히지 못해서 그렇게 힘들게 훈련받지 않고 육신의 안락함을 누리는 다른 이들보다 복 받지 못한 슬픈 인생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영적인 삶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복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소망하고 갈구하는 것입니다. 주의 은혜를 간구하는 것이 복입니다. 내가 너무 배부르고 삶이 만족해서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것이 복입니까? 믿는 이에게 진정한 복은 삶의 모든 순간 하나님을 바라보고 마침내 이를 하나님의 나라를 기대하는 영적인 갈급함, 이것이 복입니다.

오늘 말씀의 진정한 의미가 이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난하고 힘들고 괴로워도 기뻐하고 뛰어놀라는 것입니다. 억지로 웃으며 슬프지 않은 척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해 가고 있음을 느끼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힘들 때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복 있는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한낱 세상의 부요와 권력 때문에 웃고 만족하여 더 이상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지 않습니다. 배가 부르고 흡족하여 그 안에 복음의 자리가 없습니다. 이들은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한 사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연봉이 500만원입니다. 자본주의의 척도로 본다면 요즘 말로 이 사람은 루저(패배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주체하지 못해 차오르는 행복을 나누고 싶어 책을 썼습니다. <농부 시인의 행복론>의 저자인 서정홍님입니다. 그는 도시에서 월급이란 놈을 받아먹고 살 때에는 그놈에게 꼬리를 붙잡혀 나를 세우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농부들은 더러운 돈냄새만 나던 제게 사람 냄새가 무엇인지 깨닫게 했습니다. 흙이 무엇인지 땀이 무엇인지 생명이 무엇인지를 알게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행복해지는 길,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길이란 바로 생명을 살리는 농사라고 말합니다.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비밀이 있습니다. 우리는 영혼의 농사꾼들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받은 우리는 그 안에서 풍성한 생명을 누리고 거둠으로써 그 안에 진정한 행복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꾸준히 흙을 갈고 가꾸어 결실을 거두는 농부와 같이 삶 가운데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계발하고 기대하면서 일구는 것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공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현재 삶의 모습이, 혹은 복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잣대가 우리의 목표와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로 향한 바른 믿음으로 복 있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