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찌끄리고
홀로 등산하며 느끼고 생각하고 배운다 본문
새벽예배가 끝나고 오전에 혼자서 부지런히 산을 올랐다.
요즘 운동도 부족하고, 그냥 혼자서 좋은 시간을 갖고 싶어서...
월요일 아침 일찍이어서 그런가 평소에는 등산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도봉산을 나 혼자서 쓰고 있는듯...
위에도 아래에도 아무도 없다. 나 혼자서, 그리고 시냇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거칠어지는 내 숨소리만 들린다. 조금 더 올라가니 이제 시냇물 소리도 들리지 않고, 산 속에서 그저 내 숨소리만 들으면서 산을 오른다...
혼자서 산에 오르면서 '그렇지 인생은 역시 혼자구나. 지금 도봉산 속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나 혼자서 가는거구나...'
우이암을 목표로 올랐는데 꼭대기 바위 위에 앉아서 잠시 숨을 돌리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쉬고 있던 바위로 한두명씩 사람들이 모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든데 어떤 팀은 올라와서 사발면을 먹을 준비를 하고, 어떤 할아버지는 바위 아래에서 나무에 등을 치고 계신다. 그리고 또 한분이 올라오시더니 다짜고짜 소리를 꽥꽥 질러댄다.
산 속에서는 나만 있는줄 알았는데...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을까???
내려오는 동안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지 가끔 우리는 세상에 혼자서 나만 고생하고 나만 노력하고 있는 줄 알지만,,, 정상가까이에 가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나만 고생하고 나만 노력한 것이 아니었다. 길이 달라서 출발지가 달라서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나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절실하게 노력하고 있는지...
바위에서 한참을 쉬고는 천천히 내려오다가 산에 낙엽이 가득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위대한 발견 아닌가?! 아니 봄이 오는데, 이제 새싹들이 나야하는데 낙엽이라니...
언뜻보니 산 속은 가을과 봄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가을에는 나무에서 갖떨어진 낙엽들이 길에 덥여있다. 그러나 봄에는 겨우내 눈에 덮여있던 낙엽들이 드러난다... 나뭇가지들의 모양도 여전히 잎이 없고 을씨녀스러운 것이 비슷한 모양이다.
그런데... 봄의 기운에는 아주 작은 푸르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능성이다.
봄은 그렇게 새생명을 시작한다. 가을은 가지지 못한 시작을 가진다.
봄에는 자주 산에 가야겠다. 어떻게 생명들이 시작되는지 보고 싶어졌다.
마음도 몸도 튼튼해진 월요일의 시작...
부작용은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생각&은혜 누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꼴찌가 꼴찌에게 꿈꿔 (0) | 2013.04.23 |
---|---|
파파로티 (0) | 2013.04.10 |
영화 속 황정민의 의리가 불편하다... (0) | 2013.03.01 |
내가 알고 있는...신앙성장을 위한 길 (0) | 2013.02.08 |
진정성이 있는 척하면 성품은 기초부터 흔들린다 (0) | 2013.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