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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혜 누리기

기대도 꿈도 없는 병든 수족관

섬기고 있는 교회에 수족관이 생겼다. 잘 닦아서 돌을 깔고 조금 모자란 돌은 화분에 있던 것들을 잘 닦아서 채워주고 플라스틱이지만 수초도 심고 물을 받아서 정성껏 금붕어 열다섯마리를 사다가 풀어놓았다. 처음에 금붕어들을 넣었을 때에 얼마나 아이들이 좋아하는지 내가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자 두어마리가 죽어버렸다. 왜 죽었지? 고민하다가 어린시절에 학교앞에서 팔던 병아리는 약해서 금새 죽어버렸던 기억을 더듬으며 아마도 금붕어도 파는 것은 약한가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튼튼한 놈들은 오래 살겠지?

그러나 몇일이 지나자 또 두어마리가 죽어버렸다. 그때 다시 고민하다가 '아! 화분에 있던 돌들을 깨끗하게 닦지 않아서 물을 오염시켰나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고민을 하다가... 몇일이 지나는 동안에 두어마리가 또 죽었다.

이제 수족관에는 몇마리 남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물을 모두 빼고, 돌들을 건져서 소금으로 닦고 물에 삶아서 완전히 소독을 마쳤다. 그리고는 수족관에 다시 깔고 물을 채우고 살아남은 금붕어들을 넣어주었다... 녀석들이 깨끗한 물이 너무나 좋았나보다... 힘차게 수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진작에 이렇게 해줄껄... 후회를 했다.

그러나 다음날 또 두어마리가 죽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음날 아내가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물이 너무 차면 금붕어에 기생충이 생겨서 일종의 피부병 같은 것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병은 전염성이 너무나 강해서 보통 한 수족관에 있던 녀석들이 모두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새로운 금붕어를 사다가 채워 넣는다 해도 금새 병이 옮아서 죽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수족관에는 세마리가 남았는데...

살아있으니 그냥 죽이고 새로 수족관을 세팅하기도 마음에 걸린다.

어떻게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냥 세마리가 마저 죽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 죽으면 그때 수조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새로운 금붕어로 채울 계획을 세웠다.

아침이면 출근해서 죽었나를 살핀다.

전에는 잘 살아있나를 살폈었는데...

잘 움직이지 않는 금붕어를 보고는 죽었다고 생각해서 건지려고 하면 힘없이 수영쳐서 도망을 간다... 그럼 또 그냥 기다린다... 그렇게 일주일정도를 지나고 이제 모두 죽었다.

참 슬픈 일이다.

 

 

 

금붕어들을 보면서 출애굽하고는 하나님을 의심하고 불순종함 때문에 광야에서 40년의 기간을 헤매고 돌아다녀야 했던 이스라엘이 생각났다. 출애굽을 할 때는 기대도 많고 꿈도 많고 정말 즐거웠을 텐데... 이제 40년의 광야생활은 그냐말로 시간을 채우면서 죽기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출애굽의 시대가 다 죽어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나안에서 새로운 세팅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우리의 삶이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고 꿈꾸고 기대하면서 성장하면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기대와 꿈과 성장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힘차게 만들고 활기차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경험하자!